이주열 “美 보호무역 강하고 빨라… 수출 낙관못해”

입력 2017-02-08 18:1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수출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좌충우돌 무역정책’을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상 전문가들과 경제동향 조찬간담회를 갖고 “(트럼프 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을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하고, 북미자유협정(NAFTA)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면서 “특정 국가(독일 중국 일본)를 거론하며 환율 조작을 경고하는 등 보호무역 정책기조를 분명히 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도 예측보다 강경한 ‘하드 브렉시트’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무역정책과 하드 브렉시트를 묶어서 “세계 무역체계, 무역질서의 큰 변화”라고 지칭했다.

이런 흐름이 결국 회복세를 보이는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대”라며 “지금 같이 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출마저 부진하면 곧바로 성장 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1월 수출은 403억 달러로 석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 1월 451억 달러에 견주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