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을 이어가던 극장가는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극장의 핵심 고객층인 20∼30대 관객이 정치 이슈로 관심을 돌리면서 지난해 11월 관객 수가 급감했다. 이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영화 관람객 수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는 2억1702만명으로 2015년(2억1730만명)에 비해 약 28만명 줄어들었다. 7년째 거듭된 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11월 관객수(1268만명)의 감소폭이 컸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9만명이나 감소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CGV에서 ‘2017 상반기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열고 지난해 영화시장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20∼30대 관객 감소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 관객의 비중이 늘어났다.
CGV 리서치센터 이승원 팀장은 “정치 관심도가 높은 30대 후반∼40대 초반 남성 고객이 전년 대비 많이 빠졌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정치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시장 키워드로는 불확실성과 다양성을 꼽았다. 이 팀장은 “조기 대선 등 정치 이슈가 남아있어 문화 쪽으로 관심사가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불확실성을 줄이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다양성에 대해서는 “예상을 깨는 성과를 거두는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낙관했다.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의외의 흥행’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상영편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2년 1227편에 불과했던 상영편수는 지난해 2516편으로 늘어났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2016, 극장가에도 최순실의 그림자가…
입력 2017-02-09 19:37 수정 2017-02-1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