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이 약속한 사회 환원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재 출연까지 이뤄지면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세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키게 된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르면 오는 4월 초 사회 환원 규모를 밝힐 예정이다. 2008년 특검 수사 당시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차명주식이 밝혀져 관련 세금이 누락된 것 등에 대해 1조원의 사재를 출연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청문회에서 “어머님(홍라희 관장), 형제들과 의논해 결정할 시기가 오면 좋은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금액은 소폭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 측은 “쇄신안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다양한 방안을 놓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순실 모녀 승마 지원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의 강압에 의해 승마 지원을 했지만,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이 질병 확산의 진원지로 부각되자 전면에 나서 직접 육성사과를 한 전례가 있다.
삼성은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인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손실 주장과 관련해서는 사회공헌 차원의 보상책을 내놓는 방안도 다각도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사재 출연 이외에도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계속해서 찾겠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삼성 이재용 사재 출연 카드 꺼내나
입력 2017-02-07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