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용 어려우신 분 구청에 오세요”

입력 2017-02-08 00:02
서울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생활은행’을 연다. 사채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에게 무담보 저리대출을 제공하는 구청 내 은행이다.

서대문구는 삼성미소금융재단과 협력해 13일 청사 1층 민원여권과 안에 ‘서대문생활은행’을 개점한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서대문생활은행 설치·운영을 위한 업무 협약식이 서대문구와 삼성미소금융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2시 구청장실에서 열린다.

서대문생활은행은 1인 미소금융지점이다. 구청에서 공간과 집기 등을 제공하고, 삼성미소금융재단이 직원을 파견해 운영한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생계자금, 창업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기존의 미소금융 업무를 구청이 유치해 주민들의 이용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서대문생활은행은 개인 신용등급 7등급 이하, 또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이들이다. 대출 금액은 500만원부터 최대 7000만원이며 무담보 무보증으로 융자한다. 이자율은 연 2.0∼4.5%이다. 평일(월∼금)에 운영되며 상담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구에 따르면 주부들이나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노점상도 융자 대상이 된다. 또 은행권 대출은 장기체납 시 채권추심업체로부터 빚을 갚으라는 압력에 시달리게 되지만 미소금융은 체납금을 채권추심업체에게 넘기지 않기 때문에 추심 피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문석진 구청장은 “소액 자금이 필요하지만 은행권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생활은행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담보능력이 부족하거나 신용이 낮아 높은 이율의 사채를 쓰는 등 어려움에 처한 서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서대문생활은행을 통해 경제 안정을 이루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활은행은 2009년 은평구를 시작으로 도봉구, 성동구도 설치했다. 2014년 11월 설치된 성동생활은행은 지금까지 309건, 35억7800만원 대출 실적을 올렸다. 한 달 평균 15건이고, 해마다 대출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성동구 관계자는 “영세 소상공인이나 노점상이 주로 생활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좋은 경우는 융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