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한은행장에 위성호… 조직 화합이 숙제

입력 2017-02-07 17:38 수정 2017-02-07 21:15

자산 규모 305조원으로 국내 은행업계 1위인 신한은행을 이끌 새 선장에 위성호(사진) 신한카드 사장이 내정됐다. 이로써 국내 최대 금융그룹 신한금융에 ‘조용병-위성호 체제’가 들어서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는 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위 사장을 2년 임기의 신한은행장으로 추천했다. 위 사장은 8일 신한은행 이사회 임원추천위원회와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한동우 현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자경위가 끝난 뒤 “은퇴하는 사람은 후임자를 정하는 게 중요한데 (두 사람은) 신한이 구성할 수 있는 최강의 팀”이라고 말했다.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위 사장은 지주사와 은행 내 주요 직책을 거친 뒤 2013년부터 신한카드를 이끌어왔다. 신한카드는 시장점유율 20%(지난해 말 기준)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벌렸다. 빅데이터 경영과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등 모바일 신사업 추진도 위 사장의 성과로 꼽힌다.

신한은행을 책임지게 될 위 사장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안팎에서 불거지는 ‘내분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이다. 위 사장은 2015년 행장에 도전했다가 신한금융 경영권 분쟁에 연루됐다는 이유 등에 발목이 잡혀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도 행장 추천을 앞두고 시민단체 금융정의연대가 “신한사태 당시 관련재판에서 위증을 했다”며 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준법감시인에게 설명을 듣고 논의한 결과 은행장 후보 추천에 문제가 될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과제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조 행장과의 관계 설정이다. 나이와 입행 시기에서 1년밖에 차이 나지 않는 두 사람은 금융지주 회장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다만 위 사장이 이미 화합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 사장은 지난달 회장추천위원회 최종 면접에서 “조 행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이 순리다.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자진사퇴했었다.

빅데이터 활용이나 조직문화 혁신 등에서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조 행장은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근무제’를 신한은행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위 사장은 신한카드에서 ‘호칭파괴’ ‘근무시간 자율화’ 등을 담은 조직문화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신한금융은 다음 달 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대표 후보 선정에 들어간다. 위 사장의 빈 자리에는 임영진·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