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독대학 신학과, 2017 정시 줄줄이 미달

입력 2017-02-08 00:00

기독대학 신학과(신학부) 지원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미달사태가 빚어져 추가모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학과 졸업생 대부분이 신학대학원을 거쳐 목회자가 된다는 점에서 향후 목회자 수급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신학과 지원학생이 줄어든 데는 학령인구 감소와 다음세대 크리스천들의 신학교 지원 기피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7일 인터넷 대학원서 접수 사이트인 진학사 등에 따르면 2017학년도 정시를 기준으로 기독대학들의 신학과(신학부) 지원율은 전반적으로 저조하게 나타났다. 감리교신학대(0.99대 1)와 한영신대(0.81대 1) 고신대(0.92대 1) 침신대(0.79대 1) 아세아연합신학대(0.81대 1) 등은 지원자 수가 정원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독대학들도 지원율은 높지 않았다. 장신대는 25명 모집에 59명이 지원해 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성결대는 34명 정원에 60명이 지원, 1.7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총신대는 2.67대 1, 한국성서대 1.30대 1, 목원대 2.20대 1, 안양대 2.88대 1, 서울신대 2.09대 1, 한세대 2.78대 1, 나사렛대 1.40대 1 등으로 나타났다. KC대(5.60대 1)와 서울장신대(3.70대 1), 평택대(3.13대 1)는 다소 높았다.

이들 대학의 원서 접수는 모두 마감한 상태다. 미달된 학교의 경우 추가 모집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부분 학교들이 수시 모집에서 70%를 뽑고 나머지는 정시에서 선발한다”며 “이 때문에 정시 지원은 수시에 비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학과 지원 감소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학과 지원율이 떨어지면서 신대원 지원자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한국성서대 관계자는 “기독대학이나 신학교들이 예년에 비해 (신학과) 지원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학령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크리스천 청소년 지원도 계속 줄어드는 게 이유”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8일 발표한 인구추계에 따르면 대입 학령인구는 2015년 66만명에서 2020년 51만명, 2025년에는 45만명, 2065년엔 22만명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서도 이를 감안해 2023년까지 대학 정원을 16만명 감축하는 대학 구조개혁에 나섰다.

최근 기독대학이나 신학교의 잦은 분규, 목회자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도 지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총신대 A교수는 “학내 문제는 학생들의 지원 감소는 물론이고 후원 축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신학교와 목회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도 지원 감소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신학과는 학교 설립 정신에 입각해 경건한 신앙 인격과 신학의 기초를 형성하는 교육 목표를 갖는다. 커리큘럼은 일반 교양과목을 비롯해 현대 외국어와 고전어, 기초신학, 철학, 역사, 사회봉사 등이다. 목회자나 신학자, 선교사가 되기 위한 기초과정이라는 점에서 교회봉사와 다양한 이론 및 실천 훈련도 한다.

박상진(장신대 기독교교육학) 교수는 신학과의 학생선발 단계에서부터 전통적 목회 범주를 탈피해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기존 목회현장은 이미 목회자들이 과잉 공급돼 넘쳐난다”며 “지금은 목회의 개념 자체가 변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의 리더가 필요한 만큼 커리큘럼과 선발 과정의 변화 등을 통해 지도자를 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