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민주당 경선… 3명만 남았다

입력 2017-02-08 05:04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자리를 뜨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조기 선언한 것은 정체된 지지율이 가장 큰 이유다. 촛불정국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1∼2% 수준까지 지지율이 떨어졌다. 그 사이 ‘문재인 대세론’이 자리잡으며 입지가 좁아졌다.

유일한 대구 출신인 김 의원의 낙마는 민주당의 대선 전략에도 차질을 일으킬 전망이다.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과 대구 야당 의원의 불출마는 다양성 경쟁을 통한 외연 확장을 꿈꾸던 민주당에 아픈 부분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7일 “김 의원의 대선 불출마로 경선 역동성이 줄어든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경선 완주를 권했지만 김 의원의 뜻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야권 불모지 대구에서 당선된 확장성의 상징이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대구·경북(TK)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지역 기반을 넓혀줄 것을 기대해 왔다.

여기에 대세론을 형성한 문재인 전 대표, 친노(친노무현) 적자이자 세대교체론 선두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풍부한 행정 경험의 박 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세하면 화려한 경선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예비경선 기탁금을 5000만원으로 낮추고 후보 등록 마감시일을 늦추는 등 두 사람의 경선 참여를 최대한 독려했다. 그럼에도 끝내 이들이 조기 불출마를 선언하자 아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 안팎에서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비판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최성 고양시장을 제외한 문재인·안희정·이재명의 3파전으로 좁혀진 탓에 문 전 대표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박 시장과 김 의원이 모두 야권 공동정부를 주장했던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민주당은 두 사람의 불출마에도 불구하고 경선 흥행은 자신하고 있다. 우선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쌍끌이’ 경쟁이 화제를 불러오고 있다. 또 이 시장도 경북 안동 출신인 만큼 김 의원 불출마로 인한 지역 확장성 손실도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이 시장에겐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이재명의 시간’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 시장도 이날 헌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다 된 듯 방심하고 광장을 떠나버린 게 아닌지 걱정된다”며 “탄핵을 완성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재는 국민을 믿고 이달 중 탄핵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는 “박 시장과 김 의원의 불출마는 지지율 하락에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문재인·안희정·이재명의 ‘대선 포트폴리오’도 지대한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볼 때 더욱 화제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