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의 제주 예약센터 폐쇄 결정을 놓고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제주’ 브랜드를 사용하는 제주항공이 제주를 홀대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콜센터 아웃소싱 전문 A업체에 위탁운영 중인 제주 예약센터를 다음달부터 서울 김포 예약센터로 이전해 통합 운영키로 했다. 예약센터는 항공권 발권이나 예약 취소 등에 대한 전화 상담을 한다. 현재 제주 예약센터에는 52명이 근무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정원이 73명인데 인력 채용이 어려워 서비스가 미흡했고, 민원이 이어져 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예약센터 직원들은 지난달 23일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상태다.
반발이 심해지자 제주항공은 직원들에게 주거 보장을 약속하며 서울로 근무지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직원 대부분이 가족을 부양하는 30, 40대 주부여서 생활권 이전이 힘든 상황이다. ‘사실상 해고’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제주항공의 이번 결정은 제주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항공이 출범할 당시 제주도는 50억원을 출자했다. 애경그룹(75%)과 제주특별자치도(25%)의 공동 출자로 민관 합작법인 형태 법인이 설립됐다. 당시 제주도는 새로운 LCC 설립으로 도민과 관광객의 편의가 늘어나고,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항공은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2015년 매출액 6000억원을 넘는 LCC 1위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지역사회에선 배신감을 토로하는 반응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측은 성명을 내고 “제주라는 이름을 내주고 혈세만 투자한 채 속 빈 강정이 됐다”며 “콜센터를 이전하려면 제주라는 이름부터 떼라”고 강조했다. 제주도 측은 제주항공 서울 본사를 직접 방문해 설득했지만 폐쇄 계획은 그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비즈카페] 파장 커지는 제주항공 ‘제주 예약센터 폐쇄’
입력 2017-02-07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