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을 때 시작을 감사하며 ‘하나님 앞에 어떤 하루를 남길까’ 생각해본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 ‘이 밤 주님 손 안에 머무르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만약 매일 매일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면, 생애 마지막 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많이 부끄럽진 않을 것이다. 하나님 발 앞에 우리의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인다.
오늘을 남기다의 저자 정승환(서울 한우리교회) 목사는 하나님 앞에 설 날을 위해 무엇을 남길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3년 전 저자는 사랑하는 한 사람과 영원한 이별을 했다. 할머니였다. 저자는 할머니를 ‘하나님이 나에게 보내 주신 천사’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한다(14쪽). 할머니의 장례를 계기로 ‘하나님 앞에 남는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생애 마지막 날’ ‘말씀’ ‘기도’ ‘열매’ ‘사랑’ 5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각 8개씩, 40개 ‘영성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말씀, 기도, 열매, 사랑이 있는 삶을 위한 신앙 에세이다. 에세이 말미에는 ‘영원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제목으로 영적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영적 순례의 길을 떠나는 마음으로 한 레슨씩 읽어 가면서 숙고의 수업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밤 우리를 돌보소서. 우리의 모든 걱정을 아시는 주님을 신뢰하고, 우리가 평안하게 하소서, 온 세상 사람들의 걱정과 근심이 주님의 보살피시는 손안에 있습니다. 주 하나님, 우리 아버지가 되신 분, 우리의 인생도 주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모든 것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그 손안에 우리가 머무르게 하소서.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아멘.”(7월 31일)
저녁기도는 365편의 기도문을 담은 책으로 90년 동안 전 세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읽고 있는 고전이다. 많은 이들이 이 기도문을 선택하는 이유는 저자의 균형 잡힌 영성과 거룩한 삶에 있다. 저자는 독일 중남부의 온천마을 바트볼에서 목회했으며 디트리히 본회퍼, 파울 틸리히, 카를 바르트 등에게 신학적 영향을 미쳤다.
그의 기도문은 간결하지만 그 안에 담긴 영성은 깊고 풍요롭다. 짧고 응축된 기도들은 세부적이거나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하나님 앞에 꺼내놓고 싶은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평범하고 소박해 보이는 기도문들은 감사와 간구, 찬송과 탄원의 적절한 언어로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만들어준다. 책은 ‘거룩한 독서’를 위한 가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저자는 거룩한 독서의 네 가지 구성 요소 중 ‘읽기’와 ‘기도하기’만 제공한다. ‘묵상하기’와 ‘관상하기’는 독자의 몫이다.
김영봉 미국 와싱톤사귐의교회 목사는 머리말에서 “독자는 기도문을 읽기 전에 함께 수록된 성경 본문을 먼저 읽고 그 의미를 묵상하면 좋겠다. 그 묵상을 마음에 품고 기도문을 읽고 기도하라. 그러면 그 말씀이 독자의 삶 속에 소화돼 영적인 살과 피로 변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관상”이라고 말한다.
이지현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오늘 잠들기 전,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입력 2017-02-09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