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시오 잘있으오 축배를 든 손에/ 석별의 정 잊지 못해 눈물만 흘리네/ 이 자리를 이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가정형편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40∼80대 늦깎이 부산 아지매들이 졸업식장에서 이별의 노래를 부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부경보건고교(교장 조문수)와 병설 부경중학교는 7일 부산 장림동 은항교회에서 중학생 150명과 고교생 157명 등 307명의 졸업식을 가졌다(사진).
이주여성을 제외한 대부분 40∼80대 여성인 졸업생들은 2년간(6학기) 주·야간 반으로 나눠 공부했다. 중학생은 공통과정을, 고교생은 사이버정보와 미용예술 과목을 주·야간으로 나눠 이수했다.
조필희(68·여) 학생은 신장이식 수술을 두 번이나 받으면서도 중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고교로 진학, 축하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졸업생 중 최고령자인 박자연(81·여) 학생은 연로한데도 늘 수업의 중심이 되는 등 학우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박 할머니는 “손자들이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인정해 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주간에는 택시를 운전하고 야간에 열심히 공부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과 시내버스를 운전하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진학한 학생 등의 사연은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 아지매들 ‘눈물의 졸업식’
입력 2017-02-07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