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미남 지창욱 “로코? 군대? 하면 되죠 뭐” [인터뷰]

입력 2017-02-08 00:01
첫 주연 영화 ‘조작된 도시’를 선보이게 된 데뷔 10년차 배우 지창욱.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저 조각미남이라고만 여겼다면, 당신은 지창욱(30)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연기 열정 하나로 걸어온 세월이 어느덧 10년. 그는 꽤 훌륭한 연기력과 성실성을 겸비한 배우다. 숨길 수 없는 매력으로 중화권을 사로잡은 한류스타이기도 하다.

2008년 데뷔해 ‘웃어라 동해야’(KBS1·2010)로 큰 사랑을 받은 지창욱은 ‘기황후’(MBC·2013) ‘힐러’(KBS2·2014) ‘더 케이투’(tvN·2016) 등 드라마를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유독 영화와는 연이 닿지 않았던 그가, 조금은 늦은 스크린 데뷔를 하게 됐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감격스런 첫 주연을 맡았다.

“사실 부담이 없지는 않았어요. ‘영화와 드라마는 다르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듣다 보니 긴장을 좀 했죠. 막상 해보니까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선입견이 오히려 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연기하는 건 똑같았어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지창욱은 “언론시사회 때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손에 땀이 날 만큼 긴장이 되더라”면서 “(화면에 내가) 되게 크게 나오고, 소리도 크게 들리고, 주변에 사람은 많고. 괜히 민망하고 쑥스러웠다. 근데 영화는 재미있더라”며 웃었다.

영화는 정체불명의 거대 세력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쓴 한 남자(지창욱)가 조작된 세계에 용감히 맞서는 이야기다. 지창욱이 연기한 권유는 PC방에서 게임하는 게 일상인 무일푼 백수. 아무런 희망조차 없어 보였던 그는 게임으로 만난 동료들(심은경·안재홍)의 도움으로 반전을 도모한다.

극 중 지창욱은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갈고 닦은 ‘액션 장인(匠人)’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맞고 뛰고 때리고 부수고…. 특히 폐차 직전의 경차에 슈퍼카 엔진을 달고 펼치는 추격전은 이 영화의 백미다.

“정말 힘들었어요. 이렇게 많이 맞는 역할은 처음 해봤는데 ‘맞는 게 이렇게 힘든 거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원래 때리는 역할을 하면 마음이 너무 불편한데, (이번엔) 하도 맞다 보니까 차라리 때리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웃음).”

‘조작된 도시’에 기꺼이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박광현 감독 때문이었다. ‘웰컴 투 동막골’(2005)로 연출력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박 감독과의 만남에서 확신을 얻었다. “감독님과 얘기해봤을 때 독특한 색깔이 있으시더라고요. 이 신선한 시나리오와 감독님이 만나면 진짜 재미있는 작업이 되겠다 싶었죠. 감독님을 믿고 갔어요.”

자칫 액션 전문 배우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하는 부담감이 들 법도 한데, 지창욱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는 “재미있는 작품을 하나하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지라는 건 어차피 계속 바뀌지 않겠나”라고 했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요? 앞으로 하면 되죠 뭐.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기대도 돼요. 저만의 ‘로코’는 어떤 색깔이 나올지….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데뷔 이래 긴 공백 없이 달려온 지창욱은 올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는데 아쉽지 않으냐’는 장난스런 질문에 그는 “그래서 전 아직 물이 안 들어왔다고 생각하며 산다”고 웃음을 지었다. 제대 이후 오히려 더 여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뭐, 금방 나오니까요(웃음).” 그의 긍정지수는 최상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