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 내에서 암약하는 한국 조직폭력배들을 사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인 불법 행위자들을 자국의 마약사범처럼 ‘즉결처분’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국제 법규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6일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지난 4일 다바오시에서 기자들을 만나 “세부에서 한국 마피아 조직이 마약과 성매매, 납치에 관여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그들이 외국인이라고 해서 특권을 누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인도 불법을 자행하면 내국인 범죄자들과 똑같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최근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이 지난해 10월 현지 경찰관들에 의해 자행된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에 한국 조폭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민사회에서는 두테르테의 발언이 한국 조폭을 끌어들여 한국인 살해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타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두테르테, 한국조폭 ‘사살’ 경고… 한국인 살해사건 ‘물타기’ 비난 쇄도
입력 2017-02-06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