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의 두 대선 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충돌했다. 남 지사의 거듭된 공개 비판에 유 의원이 회의실을 나가버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남 지사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시점에서 새누리당을 포함한 보수후보 단일화를 반대한다”며 당 차원의 입장정리를 요구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는 우리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단일화 얘기는 ‘해당(害黨)행위’”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유 의원은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모든 대선주자와 여야 정치권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미리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의 비판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 지사가 재차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유 의원은 “저는 생각의 변화가 없으면 말씀드리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남 지사가 계속 비판 수위를 높이자, 유 의원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장외에서도 이어졌다. 유 의원은 벤처기업 간담회 직후 “(보수후보 단일화는)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보는 범위 안에서 (할 것)”라고 말했다. 남 지사도 오후에 추가 자료를 내고 “바른정당과 우리 두 후보(남경필 유승민) 모두 지지율이 안 뜨는 이유는 바른정당의 정치적 포지셔닝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과의 확실한 거리두기를 주문했다. 그는 “오늘의 문제 제기는 유 의원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당과 두 후보 모두를 살리자는 취지의 고언(苦言)”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은 8일 국회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또 조기대선에 대비해 오는 20일까지 대선 경선룰을 확정하고 다음 달 24일까지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키로 잠정 결정했다.
한편 유 의원은 8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뒤엔 권양숙 여사도 예방할 예정이라고 유 의원 캠프 측은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바른정당 ‘보수 단일화’ 놓고 갈등 심화
입력 2017-02-06 18:06 수정 2017-02-06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