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조원을 넘어선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에서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금리 상승 리스크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20, 30대 청년층과 65세 이상 고령층이 부채에 더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 정호성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차주별 패널 자료를 이용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연체요인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이 신용정보기관 등을 통해 입수한 돈 빌린 사람(차주)의 개별 특성 자료를 바탕으로 주담대 연체확률을 파악해봤더니 2012년 6월에서 지난해 9월 사이 금리 요인에 따른 연체확률 하락 폭은 0.37% 포인트였다.
반면 금리 외에 주담대 대출액, 대출 잔액 대비 소득, 총대출 대비 비은행기관 비중, 신용카드 한도소진율 등 개인별 위험요인 전체가 연체확률 하락에 미친 영향은 0.03% 포인트에 불과했다. 금리 리스크가 차주별 개인 리스크보다 연체확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분석 기간에 포함된 지난 4년간 한은은 기준금리를 여덟 차례에 걸쳐 2.0% 포인트 낮췄지만 이제는 미국발(發)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시중금리 본격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20, 30대 차주의 경우 다른 연령대와 달리 개인 리스크가 연체확률을 0.10% 포인트 높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 청년층의 경우 소득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적은데 반해 신용카드 한도소진율은 더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예금보험공사 금융리스크리뷰 최신호에 발표한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위험 요인과 대응 방안’ 논문에서 “고령층일수록 대출의 질적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32∼39% 수준으로 같은 연령대 미국(7∼13%)과 견줘 유동성 제약이 심각하다. 가계 평균 소득은 지난해 4883만원으로 2.4% 늘어나는데 그쳤는데 부채는 6256만원으로 6.4%나 증가했다. 송 실장은 “주택연금 가입을 적극 유도하는 등 고령층 자산 유동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기획] ‘금리 ↑’, 가계부채 최대 위협 요소… 20∼ 30대·65세 이상이 훨씬 더 취약
입력 2017-02-07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