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美 출신 비욘세·英 디바 아델 ‘팝 여왕’ 격돌… 아카데미, 14개 후보 배출 ‘라라랜드’ 두각

입력 2017-02-07 17:49 수정 2017-02-07 20:41
제59회 그래미시상식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팝스타 비욘세(왼쪽 사진)와 아델. 아래 사진은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 소니뮤직·AP뉴시스·판씨네마 제공

매년 2월이면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 세계인의 눈길은 미국으로 쏠린다. 대중음악과 영화 분야에서 각각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시상식과 아카데미시상식이 잇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이들 시상식에는 지난 1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은 아티스트가 총출동한다.

우선 그래미시상식은 오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가 주최하는 행사다. 1959년 제1회 시상식이 열렸고 올해는 59회째다. 대중성과 예술적인 완성도 등을 두루 고려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NARAS는 지난해 12월 후보 명단을 발표했는데, 가장 눈길을 끈 뮤지션은 비욘세와 아델이었다. 비욘세와 아델이 각각 발표한 신보 ‘레모네이드’와 ‘25’는 자타공인 2016년 음악계를 대표하는 음반. 비욘세의 앨범은 뉴욕타임스 등 유수 매체에서 선정한 ‘올해 최고 음반’이었다. 아델의 ‘25’는 미국에서만 1000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지난해 미국 빌보드는 아델을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했다.

비욘세와 아델은 주요 4개 부문 가운데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에서 경쟁한다. 미국 출신인 비욘세, 영국의 디바인 아델이 ‘팝의 여왕’ 자리를 놓고 맞붙은 셈이다. 비욘세는 이들 부문을 포함해 가장 많은 9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며, 아델은 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두 뮤지션은 시상식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최근 쌍둥이 임신 소식을 알린 비욘세는 예정대로 공연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에는 이들 외에도 드레이크, 카니에 웨스트 등이 8개 부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뮤지션들이 수상소감 등을 통해 노골적인 인종주의를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따끔한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그래미시상식이 끝나고 2주 뒤인 26일에는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이 개최된다. 아카데미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최하는 행사다.

지난달 AMPAS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 따르면 가장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은 13개 부문에서 14개 후보를 배출한 ‘라라랜드’다. 라라랜드는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고 다미엔 차젤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영화로 국내에서도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통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7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라라랜드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대부분에 노미네이트됐다. 주제가상 부문에는 영화에 등장한 음악 ‘오디션’ ‘시티 오브 스타즈’ 두 곡이 후보에 올랐다.

14개 후보에 오른 것은 ‘이브의 모든 것’(1950) ‘타이타닉’(1997)과 같은,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이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상을 휩쓴 영화는 ‘벤허’(1959)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으로 이들 영화는 각각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라라랜드 외에도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가 각각 8개 부문에, 멜 깁슨 감독의 ‘핵소고지’가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한국영화 출품작이었던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외국어영화상 후보에서 탈락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