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 그러나 그의 주먹은 여전히 매서웠다. 불굴의 투혼과 전매특허 같은 압박은 전성기 못지않았다. 전 프로 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극동서부·사진)가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에서도 화끈한 승리를 거뒀다.
최용수는 5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유라시아(EPBC) 라이트급(61.23㎏ 이하) 실버타이틀 매치에서 필리핀의 신예 넬슨 티남파이(24)를 맞아 10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뒀다.
지난해 4월 16일 나카노 가즈야(일본)와의 복귀전에서 8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둔 최용수는 약 10개월 만에 치른 2차전에서도 멋진 경기력을 펼쳐 보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통산 전적은 31승(20KO) 4패 1무가 됐다. 최용수는 EPBC 실버챔피언 타이틀을 발판으로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용수는 1라운드에서 패기를 앞세운 티남파이에게 많은 잽을 허용했다. 하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상대를 압박했다. 3라운드에선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여 다운을 빼앗아 냈다. 티남파이는 최용수의 투혼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최용수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마우스피스를 뱉어 내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10라운드에서 티남파이가 최용수의 펀치를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자 레프리는 경기를 중단시켰다.
최용수는 경기 후 “챔피언 시절보다 2∼3배나 많은 훈련을 했다”며 “나이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때 맞는 것은 두렵지 않다. 오직 지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지더라도 박수를 받으며 링에서 내려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구인 기자
마흔다섯 최용수 또 TKO승
입력 2017-02-05 21:11 수정 2017-02-05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