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이 5일 별세했다. 앞서 3일에는 동생 허완구 승산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7살 터울인 두 사람은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아들로 허 명예회장이 4남, 허 회장은 5남이다. 두 사람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작은 아버지이기도 하다.
1926년 태어난 허 명예회장은 LG그룹과 GS그룹 성장의 주역이다. 창업 1세대인 고인은 1947년 창업한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의 업무부장으로 1953년 입사했다. 이후 금성전선·럭키·금성사 사장과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 등을 지내며 주요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1966년 우리나라의 빨래 문화를 뒤바꾼 ‘하이타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산업기술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대한조정협회회장(1986년)과 아시아조정연맹회장(1987년)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허경수 코스모 회장, 차남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장녀 연호씨와 차녀 연숙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8일 오전 7시30분이다.
1936년생인 허 회장은 경남고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윈게이트대학을 졸업한 후 1969년부터 레저·물류 기업인 승산을 설립·운영해 왔다.
그는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한국민속씨름협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KOC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체육계에서 폭넓게 활동했다. 또 1925년 설립한 진주여고 건물 현대화 사업에 사재 100억원을 기증하는 등 교육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허 회장은 미국 오리건주립대 박물관에 한국실을 설치하고, 이홍구 전 총리와 함께 서울국제포럼을 창립하는 등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힘써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국민훈장인 동백상과 산업협동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김영자 전 대한적십자 부총재 및 현 이화여고 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차녀 허인영 승산 대표이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다. 장지는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한 선영이 될 예정이다. GS그룹 관계자는 “두분은 과거 LG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함께 일하며 돈독한 형제애를 보여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애도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허경구 기자
범 LG家 허신구·허완구 회장 잇단 별세
입력 2017-02-05 19:58 수정 2017-02-05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