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전 더블루케이 이사 고영태씨가 최순실씨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고씨는 류상영 전 더블루케이 부장과 함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경찰의 소재 탐지에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잠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고씨는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최초로 폭로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열리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회 공판기일에 고씨를 증인으로 소환한다고 5일 밝혔다. 고씨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통해 출석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재판에 나온다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최씨와 처음 마주하게 된다.
법정에서 마주칠 두 사람 간에 치열한 설전(舌戰)이 예상된다. 최씨 측은 이번 사태가 “고씨 측이 기획한 사건”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최씨 측은 K스포츠재단의 설립 경위를 비롯해 최씨 소유로 알려진 태블릿PC의 출처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지난달 16일 헌재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4년부터 고씨가 ‘최순실 게이트를 만들겠다’며 협박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달 25일 인터넷방송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오래전부터 누군가 기획하고 관리한 것 같다”며 배후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 측 탄핵심판 대리인들은 “구역질나는 직업을 가진 남자의 거짓말로 나라가 큰 혼란에 빠졌다”며 고씨를 비난해 왔다.
고씨의 형사재판 출석 사실이 알려지자 그에 대한 조우(遭遇)송달을 헌재에 신청하기도 했다.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나와 달라’는 출석요구서를 법정에 나온 고씨에게 직접 전달해 달라는 취지다.
고씨와 더불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증인신문도 이날 이뤄진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대한 최씨의 개입·지시 정황 등을 증언할 예정이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가 터지자 ‘미르 관련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써서 안 전 수석에게 건넨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양민철 기자
국정농단 폭로 고영태, 6일 崔재판 증인 소환
입력 2017-02-05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