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나타 내달 출시… 중형 세단 경쟁 치열해진다

입력 2017-02-05 18:53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망가진 체면을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회복할 수 있을까. 올해 첫 달까지 이어진 실적 악화로 조바심이 역력한 현대차가 주력 차종인 쏘나타 신형 출시 시점을 다음 달로 예고했다. 지난해 각각 SM6와 말리부로 기록적 판매고를 올린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며 견제에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3일 “최종적이지는 않지만 신형 쏘나타를 다음 달 출시하는 쪽으로 진행 중인 걸로 안다”며 “출시 시기를 조금 당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실적에 반영될 ‘신차 효과’(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형 쏘나타 출시를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인 쏘나타는 지난해 내수 판매가 전년보다 24.2% 줄어든 8만2203대에 그쳤다. 올해 첫 달에는 3997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도 35.6% 감소했다. 현대차가 갈수록 기존 쏘나타 모델에 기대기 어렵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같은 차급에서 르노삼성이 기존에 없던 모델인 SM6를 새롭게 내놓은 데 이어 한국지엠이 동급 최고 안전성을 강조한 신형 말리부로 승부수를 던졌다. SM6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7478대가 팔리며 단번에 중형 세단 시장 2위에 올랐고, 말리부는 3만6658대로 4위를 차지했다.

말리부는 판매를 시작한 5월부터 따지면 월 평균 판매량이 4582대로 동급 3위인 K5(약 3720대)를 크게 웃돌고 SM6(약 4790대)에도 그리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5∼12월 주로 택시용인 LPG 모델을 제외한 판매는 SM6가 1위(3만6783대), 말리부가 2위(3만3665대)였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가솔린 모델 판매는 말리부가 1위(3만3662대), SM6가 2위(3만2763대)다.

현대차가 새롭게 내놓는 쏘나타는 2014년 출시된 LF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신형 그랜저에 선보인 것과 같은 그릴을 적용하는 등 디자인을 바꾸고 신형 그랜저에 도입한 첨단 안전 사양도 일부 탑재했다고 한다.

르노삼성은 영업지점과 영업인력을 확대하면서 SM6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동훈 사장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SM6의 신차효과를 어떻게 올해와 내년까지 갖고 갈지가 전사적 숙제”라며 “고객 선호도를 얼마만큼 유지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국지엠도 이달부터 고객 대상 행사와 구매 혜택의 규모·범위를 확대하는 등 말리부 마케팅을 더 공격적으로 벌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신차효과가 지난해 말로 어느 정도 반감했다고 보고 할인폭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쏘나타가 앞당겨 신차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저희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라며 “말리부는 가솔린 모델 하나로 승부해야 하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