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 3자·양자 가상 대결에서 전승하는 것으로 5일 조사됐다. 지역별로도 충청지역과 대구·경북(TK)지역에서 미세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을 뿐 나머지 지역을 석권했다. 다만 여야 후보 전체 지지도 조사에서는 지지율 상승폭이 크지 않아 정체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3∼4일 전국 성인 남녀 1059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문 전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및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의 3자 대결에서 43.2%를 얻어 안 전 대표(16.1%) 및 유 의원(13.5%)에 비해 30% 포인트가량 앞섰다. 여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및 안 전 대표와의 3자 대결에서도 문 전 대표는 과반에 가까운 44.6%로 황 권한대행(22.6%)과 안 전 대표(13.2%)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문 전 대표와 다른 주자 간 양자 대결에서도 우위는 이어졌다.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와의 대결에서 48.1%를 기록해 안 전 대표(26.2%)보다 20% 포인트 이상 많은 지지를 받았다. 유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50.3%로 과반을 넘겼다. 유 의원은 23.8%를 기록했다. 다만 3자 대결과 양자 대결에서 ‘없음·모름·무응답’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이 19.6∼27.2%에 이르는 만큼 부동층 표심이 차기 대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 전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영·호남의 고른 지지’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문 전 대표는 TK와 충청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야권 심장인 광주·전라에서 문 전 대표는 41.2%의 지지를 얻어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실재한다는 정치권의 비판을 무색케 했다. 안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14.7%로 격차가 큰 2위였다. ‘안방’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문 전 대표는 35.7%로 황 권한대행보다 15.6% 포인트 앞섰다.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는 각각 32.1%와 34.2%를 기록, 2위 주자와 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충청과 TK에서는 각각 안희정 충남지사(28.0%)와 황 권한대행(29.6%)이 우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들과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차이는 각각 4.2% 포인트, 0.3% 포인트에 불과했다.
세대별로는 이념적 성향에 따른 지지세가 확연히 갈렸다. 문 전 대표는 19세부터 40대까지 모두 4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30대 응답자 가운데 49.0%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각각 23.0%와 33.8%로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9세와 20대에서 2위를, 안 지사는 40대 이상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 전 대표에게 투표했던 응답자의 56.3%가 이번 대선에서도 문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중 안 지사 지지로 돌아선 응답자는 15.7%였다. 문 전 대표는 또 지난 대선에서 부동층으로 여겨지는 ‘모름·무응답’ 응답자 가운데 32.9%의 지지도 받아내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표한 응답자의 37.1%는 황 권한대행을, 16.5%는 안 지사를 지지했다. 이들 중 문 전 대표를 지지한 응답자는 11.1%였다.
KSOI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경우 전체 후보와 비교한 개인 지지율이 정당 지지도보다 낮다는 점과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지지율 상승폭이 크지 않은 점 등이 위협 요소로 보인다”며 “30%대 초반에 새로운 박스권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국민일보 여론조사] 3자도 양자도, ‘文대세론’ 대항마 아직은…
입력 2017-02-05 17:45 수정 2017-02-06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