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5분 거리 학교 두고 버스로 40여분 통학하라니”… 광주, 1400여명 고교 원거리 배정 반발

입력 2017-02-05 18:42
광주지역 일반고 신입생 합격자에 대한 추첨에서 해마다 원거리 학교 배정이 반복돼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이 높다.

광주시교육청은 5일 “남학생 7096명과 여학생 7131명 등 1만4227명의 일반고 신입생을 47개 고교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2000여명 줄어든 것이다.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공·사립고간 학력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이 진학률이 높은 특정 고교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선지원 40%, 후지원 60%’ 비율로 평준화 고교 추첨 배정을 하고 있다. 각 학생들이 선택한 2개교에 40%를 먼저 배정한 후 지원순서와 상관없이 성적별 배분을 거치고 미달 인원은 후지원 60%에서 보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성적 분포를 감안하다보니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또는 집과 가까운 곳보다는 강제배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산구의 경우 전체 고교 정원이 3450명이지만 4389명이 지원한 결과 939명이 비교적 거리가 먼 다른 자치구 학교로 배정을 받았다.

광산구 외에 서구 475명 등 올해 광주에서는 총 1414명의 고교 신입생이 불합리한 고교 배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교 진학을 앞둔 이모(16·화정동)양은 “5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학교를 코앞에 두고 40분 이상 버스를 타고 날마다 학교를 오가야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광산구 첨단중과 천곡중을 1개 중학교로 통폐합하고 천곡중을 2019년 천곡여고로 전환해 개교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학생 수가 적은 동구와 남구의 사립고교를 서구나 광산구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고 해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