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탄 신도시 화재사고가 주는 교훈

입력 2017-02-05 18:47 수정 2017-02-05 20:53
4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 초고층건물 메타폴리스 부속 상가 화재는 용접 과정에서 불꽃이 가연성 소재에 튀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잠정 파악되고 있다. 5일 합동 감식에 들어간 경찰과 소방 당국은 4층짜리 부속 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불과 264㎡ 규모의 점포가 탔는데, 왜 이렇게 인명피해가 컸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80평 규모가 탄 것에 비하면 51명의 사상자는 너무 많다고 본 것이다.

경찰 등은 화재 현장에서 용접 장비와 가스용기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용접 중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불꽃이 유독가스를 뿜어내는 가연성 인테리어 소재로 옮겨 붙어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가연성 물질이 가득한 곳에서 산소절단 작업을 한 ‘안전불감증’이 부른 참사라는 얘기다. 이런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8명이 숨진 2008년 서이천물류창고 화재와 9명이 사망한 2014년 고양터미널 상가 화재 역시 용접 작업 중에 일어났다. 이같은 판박이 사고는 매년 1000여건씩 발생한다. 결국 정부가 2014년 ‘작업수행상 위험 발생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돼 있던 산업안전보건법을 ‘용접 전 화기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용접이 끝날 때까지 화기 감시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하여야 한다’고 바꾸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 규정이 작업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안전조치 미이행 여부를 조사해 공사 관계자의 책임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엄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관계 당국은 작업 현장에서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고 건물 마감재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초고층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