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렸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31·사진)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방출대기 통보를 받았다. 박병호를 전력 외로 놓고 다른 팀에서 관심이 있다면 데려가라는 뜻이다. 박병호가 왜 이런 신세로 전락했을까.
박병호는 2015년 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팅 금액 3995만 달러에 4년 1285만 달러 계약을 보면 알 수 있듯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시즌 초에는 괜찮았다. 특유의 장타력으로 대형 홈런을 펑펑 터트렸다. 4월엔 타율 0.288, 6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이패스트볼에 대처능력이 취약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간파당하면서 무너졌다. 결국 시즌 중반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 62경기에 나와 홈런 12개에 그쳤다. 타율과 출루율이 각각 0.191, 0.275에 불과했다. 특히 244타석에서 삼진을 무려 80개나 당했다. 삼진율이 32.8%, 경기당 삼진이 1,29에 달했다. 트리플A에서도 하이패스트볼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31경기 타율 0.224, 10홈런, 19타점이라는 쑥쓰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손목 부상까지 겹쳤다. 여기에 박병호 영입을 적극적으로 성사시킨 테리 라이언 단장이 지난 시즌 뒤 물러나는 악재까지 겹쳤다.
박병호는 지난 2일 출국하며 “타이밍을 잡는 데 생각을 많이 했고 타격폼을 간결하게 하려고 겨울 동안 많이 준비했다”며 “올해는 맘 편하게 웃으면서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불과 이틀 만에 날벼락을 맞았다.
미국 현지에선 박병호가 다른 팀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CBS스포츠는 5일(한국시간) “박병호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남은 보장 연봉인 925만 달러를 떠안아야 하는데 이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몸값이다. 다른 구단이 박병호를 영입하려면 연봉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당장은 미네소타 구단에 남아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뒤 다시 기회를 노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CBS스포츠는 “이번 방출대기가 미네소타에서 박병호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박병호는 자신의 힘으로 40인 로스터 진입을 하면 된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건강한 박병호라면 확실한 힘을 갖고 있다”며 “지난 시즌 타율이 1할대에 그쳤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약점이 드러났지만 그는 244타석에서 12홈런을 쳤다. 분명히 장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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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6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