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이든 권력이든 명예든 우리 인생은 무엇인가에 욕심을 가질 때 고달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소유할 때의 기쁨보다 버리고 나눠줄 때의 행복은 더 큽니다. 이 비밀을 아무나 아는 것은 아닙니다. 도통한 사람들만 압니다. 물론 제 자신이 도통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노력해 보려는 마음으로 삶과 소유에 대한 근본정신을 생각해봅니다. 디모데전서는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다’고 말씀합니다.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콘도에는 생활도구가 완벽하게 비치돼 있었고 창밖으로는 푸른 바다와 갈매기, 흰 구름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게 2박3일간 사용하면 그뿐입니다. 돌아올 때는 그대로 놓고 와야 합니다.
인생은 ‘100년 미만의 콘도생활’입니다. 이 세상에 올 때 가져온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평생 이용한 것입니다. 떠날 땐 다 그대로 남겨두고 하늘나라 집으로 돌아가면 그뿐입니다.
그런가 하면 디모데전서는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라’고 말씀합니다. 유대인들이 출애굽 당시 광야에서 욕심을 부려, 하루치만 거두라던 만나를 한 달 치나 1년 치씩 거두었습니다. 결국 하루가 지나자 다 썩어 못 먹게 됐습니다. 천국 길에 과도한 소유욕은 소용이 없다는 진리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 끼의 식사를 염려하고 하룻밤 잠자리를 걱정하던 처지에 있다가 굶지 않게 되고 따뜻한 집에 살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무소유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먼저 유산을 남기지 말자고 제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아내와 합의도 보았습니다. 우리가 하늘나라에 갈 때 혹 남아있는 게 있다면 전부 교회에 환원하자고 말입니다.
또 무덤과 수의와 시신을 소유하지 말자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입던 양복을 그대로 입고 화장하면 간단합니다. 통상 공원묘지를 사고 비석 세우고 무덤을 조성하는 데 1000만원도 모자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화장을 해서 바다에 뿌려줄 것을 아들에게 유언할 것입니다. 딱 한 가지만 하늘나라에 가져가고 싶습니다. 평생 목회하면서 만난 수많은 성도들의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부족한 종을 사랑해주신 그 고맙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 가겠습니다.
갈등은 소유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미움과 원망은 소유하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신앙인들이 먼저 ‘나부터’ 내려놓기를 바랍니다. 우리 삶은 잠시 사용하다 버리고 가는 것이라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러면 인생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지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모두 내려놓고 떠나리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합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이때에 내려놓음을 묵상해보시겠습니까.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딤전 6:7)
이홍렬 목사(한국베델성서연구원장)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다 내려놓고 가리라
입력 2017-02-0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