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등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국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융연구원 임형석 은행·보험연구실장은 5일 ‘국내 은행의 리스크 관리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5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산 대비 위험가중자산 비중은 0.63으로 미국 은행(0.73)보다 낮고 유럽연합(EU) 은행(0.38)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의 대출금 미수금 예치금 가지급금 유가증권 등을 신용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주어 평가한 자산을 일컫는다. 빌려준 돈을 위험에 따라 다시 계산해 본 것이다. 총자산 대비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0에 가까울수록 은행의 건전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의 은행들이 미국보다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낮은 건 국내 은행의 장외파생상품이 미국 은행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이 EU보다 높은 이유는 EU 은행들의 자산 구성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은행 간 대출 및 국공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위험가중자산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기에 0.76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지난해 3분기 0.52를 기록했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0.65 수준이다. 정책금융에 동원되는 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등 특수은행은 0.69를 기록 중이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10% 아래로 추락한 수출입은행은 분석에서 제외됐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미국발(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상승과 달러자금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리스크 관리가 더 강조되고 있다. 임 실장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올해 위험가중치를 강화한 표준모형 이용을 의무화할 경우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은행들, 위험가중자산 비중 줄여야”
입력 2017-02-0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