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거장들 지휘… 2월 오케스트라 3파전

입력 2017-02-05 18:49
쾰른 필하모니 지휘하는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 서울시향 지휘하는 유카-페카 사라스테,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하는 다니엘 하딩(왼쪽부터). Holger Talinski·서울시향·Julian Hargreaves 제공

2월 클래식 무대에 오케스트라 3파전이 펼쳐진다. 세 오케스트라 모두 세계적 거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10일 쾰른 필하모닉(지휘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 10·11일 서울시향(유카-페카 사라스테), 20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다니엘 하딩)이 그 주인공이다. 11일 공연만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고, 나머지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신년음악회 등 이벤트성 공연이 많았던 1월과 달리 2월은 클래식 팬들을 유혹하는 정통 공연이 잇따른다. 지난해 9월말 발효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후폭풍이 거센 클래식계에서 본격적인 생존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쾰른 필하모닉은 1827년 창단된 유서 깊은 악단이다. 1887년 브람스 ‘이중 협주곡’, 1895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1904년 말러 교향곡 5번을 초연한 곳이다. 1952년 이래 귀르체니히 회당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로도 불린다.

프랑스 출신의 지휘자 로트(46)는 2015년 쾰른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랑스 고음악과 현대음악에서 진취적 해석을 보여주는 그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베베른 ‘파사칼리아’,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핀란드 출신으로 현재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수석지휘자인 사라스테(61)와 함께한다. 2013년과 2015년에도 서울시향을 지휘한 적 있는 그는 예리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공연으로 한국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번에는 시벨리우스 ‘전설’, 브렛 딘의 비올라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4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협연자로도 등장하는 비올리스트 브렛 딘(55)은 베를린필 단원 출신의 작곡가로 2009년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는 영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1904년 창단 이후 수많은 명지휘자들이 거쳐 갔다. 2002년부터 베를린필을 이끌어온 거장 사이먼 래틀이 올 하반기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이번에 LSO를 이끌고 내한하는 하딩(42)은 래틀에 이어 영국 지휘자의 계보를 잇는 거장이다. 10대 시절부터 신동이라 불리며 래틀과 거장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총애 속에 명문 오케스트라들을 최연소 지휘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5년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했지만 LSO와는 수석객원지휘자로서 오랫동안 교류해 왔다. 한국에도 LSO를 이끌고 3번이나 내한했었다.

이번에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마크-앤서니 터니지의 트럼펫 협주곡 ‘호칸’(한국 초연), 말러 교향곡 4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영국 대표 현대음악 작곡가로 급부상한 터니지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작곡가를 지낸 인연이 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