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음원깡패? 사랑받는 게 아직도 신기” [인터뷰]

입력 2017-02-06 05:00
새 앨범 ‘OO’으로 음원차트를 장악한 자이언티. 그는 “앨범을 만들 때마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완성도 높고, 내 기호에 맞고, 떳떳한 음악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원 깡패’라니 좀 과격한가. 가수 자이언티(본명 김해솔·28)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신곡만 냈다하면 차트를 휩쓸어버린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누가 뭐래도 그는 요즘 가장 트렌디한 뮤지션이다.

1년 4개월 만에 발표한 신보 ‘OO(오오)’ 역시 예상대로였다. 공개 직후 국내 주요 8개 음원차트를 ‘올킬(All-kill)’했다. 타이틀곡 ‘노래’가 차트 1위를 석권했고, 나머지 6곡의 수록곡들이 상위권을 줄줄이 점령했다. 앨범 발매일인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더블랙레이블 본사에서 만난 자이언티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했다.

“일단 깡패라는 말은 무서운 것 같아요(웃음). 음원강자라는 칭찬을 많이들 해주시는데, 그게 부담보다는 창작의 좋은 소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욕심이 있다면 타이틀곡 뿐 아니라 다른 수록곡들도 주의 깊게 들어주셨으면 해요. 음원 성적 때문이 아니라, 같이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영어 알파벳 ‘O’자 두 개를 이어붙인 앨범명에는 자이언티의 ‘아이덴티티(Identity)’가 절묘하게 녹아있다. 신체 일부처럼 끼고 다니는 안경을 표현한 것이기도, 그가 음악을 만드는 필수요소인 ‘시각’을 뜻하기도, 대중과의 교감 혹은 교집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앨범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자전적 스토리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양화대교’ 이후 처음 내는 정규앨범인데다, 메이저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독립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한 뒤 첫 활동이기 때문이다.

“회사 타이틀은 바뀌었지만 음악을 만드는 환경에는 변함이 없어요. 작업을 함께하는 크루(팀)도 동일하고요. 물론 발전은 있어야 하겠죠. 제 얼굴이 더 잘생겨지진 않을 테니까(웃음), 분명 음악이 더 좋아져야 할 거예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자이언티 음악에는 명확한 색깔이 있다. 매력적인 음색, 유려한 멜로디, 그리고 일기장에 끄적일 법한 개인적이고 소소한 가사들. 자이언티는 “최근의 내 생각들을 노래에 담는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단어에 감정을 입히면 전달이 쉽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곡 ‘콤플렉스(Complex)’에는 히트곡 ‘양화대교’에 대한 양면적인 감정이 실려 있다. 그는 “양화대교는 제 ‘인생곡’이라고 할 만큼 소중한 노래지만 한편으로는 콤플렉스가 되기도 한다. 그 안에 갇히고 싶지 않다. 대중의 호불호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다양한 표현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중의 관심은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다. “난 정말 잘난 게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자이언티는 “많은 사람들이 내 노래를 좋아해준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그런 관심과 사랑이 저의 자존감이 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부담감이나 무게감이 점점 커질 테지만 일단 신이 나요(웃음). 어디선가 누군가가 제 노래를 듣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신나거든요. 이 기분을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 같아요. 계속 이렇게 설레고 싶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