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동맹’ 재확인… 불확실성 제거

입력 2017-02-03 18:03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일 회담에 앞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연병장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 참석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한·미 양국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사드(THAAD) 연내 배치’에 쐐기를 박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미국의 기존 동맹정책 변화 가능성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도 많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24시간의 촉박한 일정에도 우리 정부 주요 외교안보 라인을 모두 만나 한국 안보 상황을 폭넓게 논의한 점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정책 및 대북정책 수립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회담 뒤 “이번 회담이 트럼프 정부의 한·미동맹과 강력한 대한방위공약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 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매티스 장관 역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동맹은 아시아·태평양지역 평화 안정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대내외 반발이 적지 않은 사드 배치의 연내 완료 동력을 되살렸다. 하지만 가장 강력히 반대해온 중국이 회담 결과를 거듭 비판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로선 여전한 부담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각종 보복조치 등을 매티스 장관에게 설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사드가 중국이 아닌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점이라는 것을 함께 설명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국내 변수도 있다. 사드 배치 부지 협조가 필요한 롯데그룹의 의사 결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 연내 배치가 완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더욱 강화키로 한 것은 성과로 평가된다.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높인다는 것은 사실상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배치를 의미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를 요청해 왔다. 이번 회담으로 미국과의 전략자산 관련 협의가 빠른 속도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이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한·미 간에 발전적으로 협의하자고 했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올 3월 실시되는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핵추진 항공모함과 함께 B-1B·B-2와 같은 전략자산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커졌다.

국방부 청사에서 19발의 예포 등 의장대 행사를 시작으로 회담을 가진 매티스 장관은 한 장관과 함께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헌화한 뒤 오산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일본으로 떠났다. 매티스 장관은 “21살의 젊은 소위로 이 용감한 나라에 아주 오래전에 방문했었다”며 당시 만났던 ‘정 하사’에 대한 안부를 묻기도 했다. 매티스 장관은 1970년대 소위 시절 한국을 방문했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