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계획대로 연내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또 북한 등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3일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이 같은 방안에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 정부가 사드 배치의 차질 없는 이행을 재확인함에 따라 관련 협의는 오는 7∼9월 사드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사드 체계는 올해 내에 배치 운용할 수 있도록 계획대로 추진하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제3국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방어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는 사드 배치를 강력 반대하는 중국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한국 국민과 우리 병력(주한미군) 보호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인 사드 배치 등 방어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한·미 양국의 대북 대응에 대해서도 “동맹국 방어를 위한 확장억제력 보장을 유지한다는 미국 의지는 한 치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은 반드시 격퇴될 것이며, 어떤 핵무기 사용에 대해서도 효과적이며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핵 위협을 받으면 미국 정부가 미 본토 방어수준의 첨단무기를 동원해 방어한다는 개념이다. 한민구 장관도 “엄중한 상황에서 매티스 장관이 방한해 회담한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에는 가장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이런 차원에서 다음 달 실시될 한·미 연합 연례군사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미국 전략자산을 증강하는 등 전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위승호 국방부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협의한 전략무기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지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은 1박2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일본으로 떠났다.
중국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배치 과정을 중단하길 촉구한다”며 “잘못된 길로 더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한국은 그동안 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했지만 결국 ‘워싱턴의 바둑돌’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만약 (한·미·일이) 다같이 동북아에서 ‘한판 붙자’고 한다면 중국은 상대해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권준협 기자
“사드, 계획대로 연내 배치… 美전략자산 증강 전개”
입력 2017-02-03 17:40 수정 2017-02-03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