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고맙습니다. 이 기쁨은 함께했던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배움을 소중히 여기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겠습니다.”
3일 전북 무주군 설천중고등학교 졸업식장. 흰머리를 염색하고 말쑥하게 차려입은 노신사가 꽃다발을 한 아름 받아들고 활짝 웃었다. 올해 73세인 최병용(사진)씨다.
그는 이날 손자뻘 되는 학생 37명과 함께 설천고 졸업장을 받았다.
설천중을 중퇴하고 고향에서 자영업을 해온 최씨는 2011년 재입학해 중·고교 6년간의 과정을 모두 마쳤다. 당시 그는 설천중이 학생 수 감소로 학급이 2학급에서 한 학급 체제로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또래 지인 5명과 함께 학교 문을 두드렸다.
이후 낯선 수학, 영어 등을 깨우치며 중학교를 마쳤고 내친김에 고등학교까지 진학했다. 동기생 5명은 여러 이유로 1년 안에 하차해 고교까지 졸업하는 건 그가 유일하다.
그는 사회활동 때문에 3일간 결석한 것을 빼곤 수업에 충실했다. 정보처리과에서 공부하며 컴퓨터자격증 등은 취득하지 않았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예의’를 강조하며 모범을 보였다.
무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73세 노신사, 고교 졸업 화제
입력 2017-02-03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