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P&G(피앤지) 아기 기저귀에도 유해성분이 검출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마트는 제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P&G는 제품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소비전문지 ‘6000만의 소비자들(60MM)’은 최근호에서 자국 내 기저귀 12개를 조사한 결과 P&G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 등 10개 제품에서 유해성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에서 다이옥신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내용이다. 다이옥신은 고엽제 파동을 일으킨 맹독성 물질이고 살충제 역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해 놓은 성분이다.
국내에도 해당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P&G 측은 입장자료를 내고 “해당 화학물질은 극미량이어서 안전성 우려가 없다”며 “유럽연합(EU) 허용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치여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실제 검출량과 아기를 대상으로 한 유해성 평가 결과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P&G의 국내 기저귀 시장 점유율은 13∼14%로 2위 업체다.
육아 전문카페인 ‘맘스홀릭 베이비’에는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불만 글이 확산되고 있다. 한 회원은 “문제가 없다고 해도 불안해서 못 쓰겠다”며 “다른 기저귀를 추천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회원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만이라도 제대로 내줬으면 좋겠는데 말로만 괜찮다고 하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환불 문의가 잇따르자 대형마트 측은 3일 일제히 판매를 중단했다. 이마트는 온라인 채널인 이마트몰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해 왔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온·오프라인 매장 모두에서 제품을 철수키로 했다. P&G 본사는 대형마트 측에 ‘해당 제품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니 판매 중단 조치를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성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아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허용 기준치’ 자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더욱 엄격하게 설정한 수치지만 그렇다고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문제가 된 다이옥신 성분 등은 허용 기준치 아래라면 인체에 실제로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허용 기준 아래라고 해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아기 기저귀에 해당 성분이 왜 들어갔는지 등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유해성분 검출 논란’ P&G 아기 기저귀 대형마트서 퇴출
입력 2017-02-0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