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U-20 월드컵, ‘최순실 게이트’로 비상

입력 2017-02-04 00:04
최순실 국정농단의 불똥이 약 석달 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으로도 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대회 중 월드컵 다음가는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지만 스폰서 확보에 비상이 걸린데다 티켓판매도 부진하는 등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2017 FIFA U-20 월드컵은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수원 전주 인천 천안 대전 제주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열린다. 세계 축구유망주의 등용문이기도 한 이 대회는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스폰서를 확보해 재정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후원을 약속했던 대기업들이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몸을 사리고 있다.

김동대 조직위 사무총장은 지난 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뜻하지 않은 사태로 스폰서 확보에 차질을 빚어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티켓 판매도 부진한 편이다. 티켓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 판매가 예상치의 1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회는 또 중앙 정부에서 지원금이 한 푼도 나오지 않아 이대로 가다간 자칫 적자 월드컵도 우려되고 있다. 다만 조직위는 3월 15일 조 추첨이 이뤄지면 티켓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정치 일정이 U-20 월드컵 흥행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조직위의 고민거리다.

예상대로 헌법재판소에서 3월초 이전에 대통령 탄핵을 가결, 4월말∼5월초의 ‘벚꽃 대선’이 현실화되면 U-20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조직위는 대회 붐을 조성하기 위해 3월 25일부터 5일 동안 한국 등 4개 팀이 참가하는 테스트 이벤트를 개최한다. 차범근 조직위 부위원장은 “빈 운동장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경기를 하면 어린 선수들은 좋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팬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