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을 꿈꾸던 사람이 여러 가지 구설수에 휘말려 낙마했다.”
‘구설’과 ‘구설수’는 구분해 써야 합니다. 위의 경우 구설수가 아니라 구설에 휘말리는 겁니다. 구설(口舌)은 ‘공연히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뜻하는데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면 구설을 듣게 된다’처럼 말할 수 있지요. 남들 입에 부정적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口舌은 입과 혀입니다. 口는 입을 벌린 모양이지요. 舌은 입술 밖으로 혀가 비어져 나온 형태의 글자인데 혀를 잘못 놀려, 즉 말을 잘못해서 화를 입는다는 뜻의 설화(舌禍) 등에 쓰입니다.
구설수(口舌數)는 ‘남에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들을 운수’라는 뜻입니다. ‘이달에는 구설수가 있으니 입조심해야 한다’처럼 씁니다. 數는 숫자를 이르지만 여기에서는 ‘사람의 힘을 초월한 천운’을 말합니다. 운명, 운수를 이르는 것이지요. ‘올해는 수가 좋으니 하는 일마다 잘될 거야’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운수’라는 뜻도 있는데 ‘그는 수를 만나 횡재했다’처럼 씁니다.
재물이나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는 운수가 재수(財數)이고, 뜻밖에 얻는 좋은 운수는 요행수(僥倖數)입니다.
자기관리를 잘못해 결정적인 때 구설을 듣고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요즘 자주 봅니다. 이런 일이 없도록 평소 행실을 바르게 해야 하겠습니다.
글=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입과 혀, 구설에 오를 운수 ‘구설수’
입력 2017-02-0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