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주 4일 근무’ 확산

입력 2017-02-02 17:59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인재 확보, 근무환경 개선 등을 위해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고용난과 저출산 문제에 직면한 일본 기업들이 도입에 적극적이다.

코트라 나고야무역관은 일본에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인 회사는 패스트리테일링과 다이와하우스공업 등이다. ‘유니클로’ 브랜드로 유명한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해 10월부터 정사원 약 1만명을 대상으로 1일 10시간씩 주 4일 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정보기술(IT) 기업인 야후재팬도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야후는 주 2일 휴일을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우선 시행하고, 수년 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기업들이 주 4일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워크라이프밸런스(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 상태), 인재 확보, 근무환경 개선 등 때문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자기계발 시간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보장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CA세일즈스태프는 인재들이 퇴직하지 않고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를 시행 중이다.

다른 국가의 기업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노동시간을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했다. 아마존도 주당 30시간 일하는 시간제 근무 근로자들을 새로 모집했다.

우리나라에도 주 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중소 화장품업체인 에네스티는 2010년부터 9시간씩 주 36시간 근무하는 주 4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도 경영 위기를 탈피하고,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하기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 바 있다.

특히 에네스티의 경우, 주 4일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우선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금요일에 쉬면서 육아와 자기계발 등 개인 생활에 투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매출도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 3년간 회사 연매출이 70억에서 100억으로 30% 증가했다. 에네스티 유종혁 본부장은 “4일 근무제 도입 후 직원들의 집중도가 높아졌고, 근무시간도 주 40시간에서 4시간 줄어든 수준이어서 전체 업무 효율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 주4일제가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꾸준히 주4일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지만, 임금과 노동생산성 감소 등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