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불 뿜는 레이스] 황교안, 출마? 질문에… 그저 미소만

입력 2017-02-02 18:28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빅텐트’ 변수가 제거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광폭 행보에 나섰다.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국 투어에 돌입했다. 주가가 급상승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당내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사표를 던졌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국회에서 성과연봉제 폐지 협약식을 열고 박근혜정권에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창당 1주년을 맞아 선두권 도약을 다짐했다.

여권에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여전히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대선 주자 못지않은 광폭 행보를 선보이는 중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일 대선 출마와 관련해 쏟아지는 질문에 미소만 지었다. 대선 출마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유지한 것이지만, 국회 대정부 질문 출석 요구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황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기 위해 국회에 들렀다가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과 맞닥뜨렸다. ‘대선 주자로 이름이 거론되는데 보고 계시나’ ‘대선 출마 가능성 어느 정도로 보면 되나’는 질문이 잇따랐지만 황 권한대행은 옅은 미소만 지을 뿐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만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설에 대해서만 “업무는 사무실에서 본다”며 부인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

황 권한대행의 침묵은 대선 출마에 대해 여지를 남기는 기존 입장과 비슷하다. 그러나 새누리당 등의 출마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침묵은 긍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 출석 문제를 놓고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하는 등 야권과 각을 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황 권한대행 측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 발생 시 안보 공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회 출석에 난색을 표했다. 지난해 출석했던 것은 “교섭단체 간 협의를 통해 12월 임시국회에 한해 출석하기로 논의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섭단체 간 협의가 감안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 측은 오전에는 권한대행 본인 명의로 자료를 냈다가 오후엔 국무총리실 명의로 바꾸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5개 일정을 소화하는 등 대선 주자급 광폭 행보도 이어갔다. 국회 출석 외에도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 주재 등 강행군을 계속했다.

글=김현길 기자,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