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불 뿜는 레이스] 안희정, “정권교체 그 이상”… 차별화

입력 2017-02-02 18:27 수정 2017-02-02 21:0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빅텐트’ 변수가 제거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광폭 행보에 나섰다.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국 투어에 돌입했다. 주가가 급상승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당내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사표를 던졌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국회에서 성과연봉제 폐지 협약식을 열고 박근혜정권에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창당 1주년을 맞아 선두권 도약을 다짐했다.

여권에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여전히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대선 주자 못지않은 광폭 행보를 선보이는 중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건 저 안희정”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본격 합류했다.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의 적임자를 자임하며 문재인 전 대표 등 당내 주자들과의 대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같은 당 백재현·정재호 의원을 대리인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이어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은 2002년 노무현 신드롬, 2012년 안철수 현상으로 새로운 정치를 하라고 명령했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교체를 향해 도전해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자신이 추구하는 시대교체를 ‘낡은 이분법을 뛰어넘는 것’으로 규정했다. 구체적 실현 방안으로는 “경쟁이 끝나면 민주주의 원칙으로 누구와도 단결할 것”이라며 집권 시 대연정을 공약했다. 안 지사는 정책과 관련해 ‘정부 주도형 과잉정치’ 탈피도 공언했다. 주요 대선 주자들이 일자리 대책, 4차 산업혁명, 재벌개혁 등 연일 강력한 공약을 내놓는 데 대한 우회적 차별화로 읽힌다.

안 지사는 야풍(野風) 속 정권교체를 ‘상수’로 규정하면서 정치철학, 확장성, 본선 경쟁력 등 비교우위에 대해 국민들이 지지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전 대표 등과의 경쟁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어떤 후보와의 경쟁 구도도 잊어버리려고 애쓴다. 제 소신대로 하고 싶은 정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재명 성남시장은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이 “청산할 적폐세력인 박근혜 게이트 몸통들과의 대연정은 촛불민심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글=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