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우병우 정조준

입력 2017-02-03 05:00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을 운전병으로 특혜 선발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백승석 경위가 2일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감찰했던 청와대 특별감찰과장을 소환하는 등 우 전 수석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은 특별감찰관실의 기능이 마비된 배경에 우 전 수석의 감찰 방해 등 입김이 있었는지 의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외압 의혹, 개인비리 의혹까지 세 갈래 칼날이 우 전 수석을 겨누고 있다. 우 전 수석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2일 오후 차정현 특별감찰과장(특별감찰관 직무대행)을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차 과장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해임, 백방준 전 특별감찰관보 퇴직 이후 직무대행으로 특감실을 이끌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이 전 감찰관과 백 전 감찰관보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감실은 지난해 7월 우 전 수석 처가의 ‘강남역 땅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감찰에 착수했다. 우 전 수석은 이 전 감찰관에게 전화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이 전 감찰관은 이후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받다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그를 해임했다. 특감실 직원들이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전 수석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특감실 직원들도 인사혁신처로부터 ‘당연 퇴직’ 통보를 받았다. 월급도 끊겼고, 건물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인사처를 상대로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특감실의 기능 상실에 우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감실은 지난해 4월부터 미르·K스포츠재단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관련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였었다. 이 전 감찰관은 지난해 12월 국정감사에서 특감실 해체 이유에 대해 “미르재단 등에 대한 조치를 우려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우 전 수석의 아들을 운전병으로 발탁한 백승석 경위도 소환하는 등 우 전 수석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우 전 수석 아들은 2015년 2월 의경 입대 후 4월 정부서울청사 외곽경비대에 배치됐다가 7월 이상철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 운전요원으로 발령받았다. 경찰청 규정상 전입 4개월 후 전보가 가능해 특혜 의혹이 일었다. 당시 면접을 본 이유에 대해 백 경위는 ‘코너링이 좋아서 우 전 수석 아들을 발탁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팀 조사에서 “누군가로부터 부탁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가 “그런 사실 없다”고 하는 등 진술을 수차례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해 문체부 국·과장급 인사들이 산하기관으로 좌천되는 과정에 우 전 수석이 개입한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남은 특검 수사기간을 고려하면 조만간 우 전 수석을 소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