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 국방 “누구도 韓·美 양국 이간할 수 없다”

입력 2017-02-03 00:09 수정 2017-02-03 00:31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한 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왼쪽), 임호영 한미연합부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주한미군 제공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일 한국 방문 직후부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방어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선 “어느 누구도 한·미 양국을 이간할 수 없다”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 장관이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매티스 장관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직후 제기됐던 외교안보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매티스 장관의 방한 일정은 1박2일이지만 체류시간은 24시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짧은 일정을 쪼개 우리 정부의 주요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빼놓지 않고 만나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는 3일 이뤄지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황 권한대행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 위협에 대해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방위공약은 불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면서 방한 전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 대응방안을 직접 논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매티스 장관은 ‘제재 압박 강화로 북한 변화 유도, 도발 시 강력 대응’을 강조한 황 권한대행 언급에 대해 “(방한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도 같은 얘기를 나눴다”며 공감했다고 한다.

그는 경기도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로 이동했다. 그가 타고 온 전용기는 보잉 747제트기를 군용기로 개조한 E-4B로 ‘운명의 날 비행기(the Doomsday Plane)’로 불린다. 국방장관 전용기답게 하늘에서 전군에 직접명령을 내릴 수 있는 전쟁수행능력을 갖추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3일 오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동아시아 정세를 논의한 뒤 한민구 국방장관과 본격적인 양국 안보 현안에 대해 협의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장관회담인 만큼 한·미 간 주요 안보 사안이 심도 깊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시급한 의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의 신뢰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지난해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거론됐던 전략자산의 한반도 정례배치 문제도 협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도 중요 협의 사안이다. 매티스 장관은 입국 전 전용기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중국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지만 사드는 북한 이외에는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밝힐 것인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매티스의 방한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동맹 중심의 동아시아 정책을 유지할 것이고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내다봤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