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불 뿜는 레이스] 문재인, ‘통합’ 기치… 대세론 다잡기

입력 2017-02-02 18:26 수정 2017-02-02 21:02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빅텐트’ 변수가 제거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광폭 행보에 나섰다.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국 투어에 돌입했다. 주가가 급상승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당내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출사표를 던졌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국회에서 성과연봉제 폐지 협약식을 열고 박근혜정권에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창당 1주년을 맞아 선두권 도약을 다짐했다.

여권에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여전히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대선 주자 못지않은 광폭 행보를 선보이는 중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영호남 모두의 지지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통합 대통령’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일 경남 남해 전통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는 어느 지역에서 지지를 받으면 다른 지역에서 배척받았다”며 “사상 처음으로 영호남 모두에서 지지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망국적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첫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의 발언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기 낙마에 상처받은 영남 및 중도·보수층을 국민 통합을 앞세워 끌어안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이어 경남 진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방문해 유관단체·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구상인 ‘혁신도시 시즌 2’ 전략도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당분간 ‘민생 전국투어’에 나서서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4·13총선 때 국민의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지금 대한민국은 정권교체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절박감에 전 전 원장이 공감했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전남 목포 출신에 김대중정부 시절 인물인 전 전 원장의 합류로 문 전 대표의 호남 민심 공략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문 전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는 13일쯤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로 했다. 대세론 강화 차원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는 시점에 바로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