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그동안 갤럭시 스마트폰 특화 서비스로 강조하던 삼성페이를 외부에 개방한다. 온라인 간편 결제 시장 주도권 쟁탈전이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중에 ‘삼성페이 미니’를 출시한다고 2일 밝혔다. 삼성페이 미니는 삼성페이 중 오프라인 매장 결제 기능만 빠진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결제, 교통카드, 멤버십 카드 등 다른 삼성페이 기능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LG전자, 팬택, 화웨이 등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앱을 설치하면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개방한 것은 간편 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지배력을 높이고, LG페이 등 신규 서비스의 진입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페이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장점은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KB국민·하나·롯데·신한카드 등 5개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사용자는 삼성페이에 카드를 등록한 뒤 어느 인터넷 쇼핑몰에서나 삼성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다.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지만 삼성페이는 지문인식이나 비밀번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앱에서 바로 쇼핑몰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과 사용 실적에 따라 적립한 포인트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리워즈’ 등 신규 부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와 6일부터 삼성페이 미니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다. 삼성카드 사용자는 앱을 내려받아 체험판을 사용해볼 수 있다.
삼성페이가 가진 ‘범용성’은 다른 경쟁 업체 입장에선 위협적인 요소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는 가맹점 확보를 해야 하지만, 삼성페이는 신용카드 가맹점이면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 입장에선 더 편리하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톡이라는 든든한 본거지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 내의 12만7000개 업체와 영화, 책, 웹툰 등 콘텐츠 구매가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내 이모티콘, 선물하기 등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는 향후 O2O 서비스에도 카카오페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겸용 서비스인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결제 단말기를 직접 제작해 배포하고 지역 서비스에 기반한 ‘페이코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간편 결제 기능 ‘삼성페이 미니’ 나온다
입력 2017-02-03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