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주 총리와 통화하다 ‘버럭’

입력 2017-02-03 00: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최대 우방 중 하나인 호주의 총리와 최근 전화 회담을 하던 중 언성을 높이며 심하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8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통화하던 중 냉정을 잃고 화를 냈다. 특히 트럼프는 턴불에게 그날 일본과 독일, 프랑스, 러시아 정상과 잇따라 전화한 사실까지 언급하며 “지금 이 전화가 오늘 이뤄진 통화 가운데 최악이었다”고 직설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대화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된 회담을 25분 만에 서둘러 끝냈다.

트럼프가 화를 낸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된 호주와 미국 간 난민 상호교환 문제 때문이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미국이 남태평양 나우루 공화국과 파푸아뉴기니에 위치한 호주 역외 난민시설의 수용자 일부를 수용하고, 대신 호주는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국 역외 수용소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턴불 총리가 이 합의를 거론하자 트럼프는 “호주가 또 다른 보스턴 테러범을 미국에 보내려 한다”면서 반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체첸에서 온 이민자 출신 형제가 저지른 것을 언급한 것이다.

불화설이 나오자 턴불 총리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호주 역외 난민시설의 망명 신청자 1600명을 받아들이는 데 동의했고 양국 동맹도 확고하다”면서 진화에 나섰다.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