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를 말한다-<4> 삼성 김한수 감독] “잠재력 있는 선수에 기회… PS행 목표”

입력 2017-02-03 05:03 수정 2017-02-03 17:24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이 지난해 10월 17일 경북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아픈 과거는 잊고 이제 모두 새롭게 시작하자”고 주문했다. 삼성 제공

“이제 삼성 라이온즈에는 붙박이 주전이 없습니다. 경쟁을 통해 경기에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출전합니다.”

지난해 삼성은 모진 풍파를 겪었다. 우승후보로 시즌을 맞았지만 9위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급기야 4년 연속 통합우승에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류중일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삼성은 김한수 감독에게 올 시즌 지휘봉을 맡겼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발 전인 지난달 말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부진의 원인을 육성 실패라고 지목했다. 여론에 오른 해외 원정도박 파문은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라고 봤다. 김 감독은 “주전 선수 공백이 생겼고, 남아있던 선수들도 부진했다. 외국인 투수 농사는 완전히 망쳤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삼성을 이끌던 류 전 감독은 쓰는 선수만 계속 쓴다는 ‘철밥통 야구’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주전과 후보 선수의 기량 차가 심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지만 그만큼 다른 팀에 비해 선수 육성이 더뎠다.

김 감독은 올해부터 이를 바로 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잠재력 있는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겠다”며 “과거는 잊고 새롭게 시작하겠다. (지난해처럼) 붙박이 주전은 없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잘 나갈 때는 좋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었다. 하지만 3∼4년 동안 주전 선수 공백이 생겼다”며 “이제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 올려서 주전 경쟁을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형우와 차우찬이라는 투타(投打) 핵이 한꺼번에 빠져 나갔다. 그는 최형우의 공백은 신예 선수 발굴로 메우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헌곤과 나성용, 배영섭을 꼽았다. 김 감독은 “우리 팀에는 미완의 대기들이 많다. 신예들이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차우찬은 LG 트윈스에서 데려온 우규민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올 시즌 선수 운용에 대해 물어봤다. 김 감독은 타격의 키플레이로 노장 이승엽을 꼽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클린업트리오 역할을 했던 박석민과 최형우, 채태인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빠져나갔다”며 “이승엽이 이를 채워야 하며 정확한 타격보다는 큰 것 한 방을 노리는 스타일 변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자욱이 3번, 4번은 외국인 선수로 내세울 계획”이라며 “이승엽은 보통 때는 6번, 컨디션이 좋을 때는 5번으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수쪽 핵심은 장원삼이다. 선발 라인업에 대해 물어보자 “1, 2선발은 외국인 선수로 내세우겠다. 3, 4선발은 윤성환과 우규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원삼이 커리어가 있고 마무리 캠프 때부터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면서 “장원삼이 5선발 자리를 잡아주고 불펜에서 유망주 투수들이 잘 던져줘야 빠른 시일 내에 팀이 정상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는 투수 유망주로는 김승현과 최지광, 이수민 등이 있다.

김 감독은 끝으로 팬들에게 더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에 새로 이사한 삼성라이온즈파크에 팬들이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는데 실망도 많았을 것”이라며 “올해는 팬들이 활기차고 즐겁게 응원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