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라디오 DJ로 변신하는 배우 최수종 “힘든 세상, 위로·희망의 방송 만들겠다”

배우 최수종(55)이 라디오 DJ로 변신한다. KBS 해피FM(106.1㎒)을 통해 오는 6일부터 전파를 타는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이하 ‘매일 그대와’)를 통해서다.

최수종은 2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의 다양한 면모를 라디오를 통해 보여드릴 것”이라며 “청취자들과 열심히 소통하면서 많은 것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DJ를 맡을지 굉장히 고민했다”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에 섭외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최수종이 DJ를 맡는 건 같은 방송사에서 방송된 ‘밤을 잊은 그대에게’(1988∼1990) 이후 27년 만이다. 그는 “오랜만에 라디오를 진행하게 돼 너무 떨린다”며 “PD님과 작가님들이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위로의 방송, 희망의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힘든 세상이잖아요? 청취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어요. 저는 웃음도, 눈물도 많은 사람이에요. 생방송 중에 ‘아픈’ 사연을 읽고 눈물이 날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고 싶어요.”

‘매일 그대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전파를 탄다. 최수종이 청취자들 사연을 연기를 곁들여 전하는 ‘음향 드라마’, DJ가 직접 선곡한 노래를 들려주는 ‘최수종의 아주 특별한 이 노래’, 청취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걱정 말아요 그대’ 등이 대표적인 코너다.

“저는 매일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입니다. 그래서 아침 방송을 하는 것에 부담이 없어요.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다른 지인들도 하루 이틀 지나면 스트레스 받을 거라고 우려하던데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자신해요. 제게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진도 DJ로 나서는 최수종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최유빈 PD는 “최수종씨는 의외의 면모가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최수종씨가 ‘왕(王) 전문 배우’여서 주변에서 무섭지 않은지, 재미없지 않은지 많이 묻더라”며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허당’ 같은 매력이 많았다. 이런 매력이 잘 드러난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실 것”이라고 했다.

신원섭 KBS 라디오프로덕션 부장은 “최수종씨가 DJ를 맡기로 한 뒤에는 제작진에게 다양한 요구를 하시면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더라”며 “그런 모습을 보며 스타가 된 분들은 뭔가 다르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