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다우케미칼 EAA사업 인수… M&A 포문

입력 2017-02-02 17:13
SK이노베이션이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인수·합병을 통해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올 초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를 위해 최대 3조원 규모의 공격적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성과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미국 1위 화학기업 다우케미칼의 EAA 사업을 3억7000만 달러(4269억원)에 인수한다고 2일 밝혔다. 다우케미칼은 미국 1위 화학기업이며, 세계 시장에서는 독일 바스프에 이어 2위다.

EAA는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 수지 중 하나다. 주로 알루미늄 포일이나 폴리에틸렌 등 포장재용 접착제로 활용된다. 이 소재는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소수의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만 참여하고 있었다. 다우케미칼은 프리마코 브랜드로 알려져 있었다.

EAA는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EAA의 지난해 글로벌 시장규모는 북미 5만2200t, 유럽 3만7600t, 중국 1만6000t 등 14만3000t 정도다. 글로벌 시장은 연평균 2∼3%, 중국은 연 7%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수 계약 체결로 미국 텍사스의 프리포트 생산설비와 스페인 타라고나 생산설비 등 다우케미칼의 글로벌 생산시설 2곳의 제조기술과 지적 재산 등을 확보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다우케미칼의 핵심기술을 토대로 고부가 제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부가가치 포장재 사업에서의 포트폴리오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종합화학 김형건 사장은 “이번 인수로 시장 환경 변화에 강한 내성을 갖는 고부가화학 사업구조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됐다”며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 장기적으로 고부가 화학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석유개발과 화학,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3개 사업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