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 218장(통 369)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창세기 33장 8∼11절
말씀 : 어렸을 적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부모님께 혼날 생각에 많이 두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부모님 앞에 서면 무섭고 떨리는 마음으로 꿈쩍도 못하고 변명하기 일색이죠. 그러다 부모님의 한마디 “앞으로는 그러지 마라. 그런데 넌 괜찮니. 안 다쳤어”라는 물음에 와락 눈물이 쏟아집니다. 부모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습니다.
야곱도 그랬을 겁니다. 지난 세월 야곱은 형 에서를 피해 도망나와 살다가 막상 형을 만나는 순간을 맞이하자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그런데 야단칠 줄 알았던, 목숨까지도 빼앗을 거라 여겼던 형 에서는 달려와서 동생을 맞이하며 안아줍니다.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부둥켜안은 순간 서로 뜨거운 눈물을 흘립니다.
우리 주변에도 너무 오랜 시간 때문에 용서하지 못했고 용서받지 못한 사람들, 차라리 잊고 살자고 자기 최면을 걸면서 잊으려 애쓴 가족이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만나 무슨 말을 하며, 그 어색함은 또 어떻게 할까’라며 애써 기억에서 지우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에서와 야곱의 만남처럼 눈 녹듯이 그 모든 일들을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형님도 나를 기뻐하심이니이다.’(10절) 꾸지람을 들을 줄 알았던 엄하고 무서운 아버지가 용서해 주시고 안아주시는 아버지로 다가오니, 그 모습이 하나님의 모습과 같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의 삶 속에 이런 만남의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32장에서 야곱은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면서 축복을 간구합니다. 그리고 그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짓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바로 그곳 브니엘에서 그는 에서의 모습 속에서 본 하나님의 얼굴을 만난 것입니다. 용서하고 품어주는 삶, 우리가 지녀야 할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야곱은 에서를 만나기 전에 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물질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 가운데 물질이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내가 만난 바 이 모든 떼는 무슨 까닭이냐 야곱이 이르되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8절) 에서는 이 물질들을 거부합니다. 그러나 야곱은 강권하며 에서에게 줍니다. 우애 좋은 형제의 볏단을 주고받았던 옛날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물질이 형제의 화해와 연합을 위해 귀한 도구가 되는 것을 우리는 봅니다. 물질의 선용입니다. 주신 바 물질을 가지고 여러 일을 하며 살 수 있습니다. 때로는 물질 때문에 미워하고 다투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신 물질을 가지고 더 좋은 일들을 만들고 귀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만을 위해 사용할 때 물질은 독이 되고 상처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남을 위해 사용하고 사랑을 실천하고, 용서와 화해를 위해 사용하면 물질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내게 주신 물질의 축복을 나는 어디에 사용하고 있습니까. 스스로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하나님의 모습을 닮아 용서의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또한 사랑을 실천하는 도구로 우리의 물질을 사용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방일섭 목사(서울 두모갓교회)
[가정예배 365-2월 3일]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이
입력 2017-02-03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