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충격적’ ‘전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 때리기에 나섰던 여야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불출마 선언을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의 자산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와 악의적 공격을 거론하며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로 우리의 자산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반 전 총장을 만났는데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인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할 줄 몰랐다”고 했다.
반 전 총장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 왔던 바른정당 역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현실 정치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중 자리를 뜬 뒤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반 전 총장과 만나 개헌을 매개로 한 연대 논의를 진행해 왔다.
바른정당 소속 대권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경험과 경륜을 살려 국가 원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정치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유엔 사무총장 등 평생의 경륜과 경험을 대한민국을 위해 소중하게 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권 유력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문제에 관해선 반 전 총장으로부터 많은 자문과 조언을 받고 싶다”고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이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외교적 경험을 쌓고 세계평화 증진에 기여한 점을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구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살려 특사 등으로 여러 외교 현안을 푸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지원 대표는 “그분이 시대정신을 잘못 읽고 계셔서 그 좋던 지지도가 추락한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반 전 총장이 추구했던 국민 대통합과 정치 개혁의 목표가 사라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김무성 “너무 큰 충격… 드릴 말씀이 없다” 문재인 “좋은 경쟁 기대했는데 안타깝다”
입력 2017-02-01 17:59 수정 2017-02-01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