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너무 큰 충격… 드릴 말씀이 없다” 문재인 “좋은 경쟁 기대했는데 안타깝다”

입력 2017-02-01 17:59 수정 2017-02-01 21:37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위원회' 신설을 비롯한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근로시간 단축 등을 담은 '칼퇴근법'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왼쪽부터). 최종학 선임기자, 뉴시스

여야는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충격적’ ‘전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 때리기에 나섰던 여야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그의 불출마 선언을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반 전 총장의 자산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와 악의적 공격을 거론하며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로 우리의 자산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반 전 총장을 만났는데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인 모습이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할 줄 몰랐다”고 했다.

반 전 총장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 왔던 바른정당 역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현실 정치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중 자리를 뜬 뒤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반 전 총장과 만나 개헌을 매개로 한 연대 논의를 진행해 왔다.

바른정당 소속 대권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경험과 경륜을 살려 국가 원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도 “정치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유엔 사무총장 등 평생의 경륜과 경험을 대한민국을 위해 소중하게 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권 유력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문제에 관해선 반 전 총장으로부터 많은 자문과 조언을 받고 싶다”고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반 전 총장이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외교적 경험을 쌓고 세계평화 증진에 기여한 점을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구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살려 특사 등으로 여러 외교 현안을 푸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지원 대표는 “그분이 시대정신을 잘못 읽고 계셔서 그 좋던 지지도가 추락한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반 전 총장이 추구했던 국민 대통합과 정치 개혁의 목표가 사라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