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론’ 근거된 ‘행성직렬’… 종말 징후 아니다

입력 2017-02-02 00:08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변하려니와”(욜 2:31) 과거 일부 성경학자는 이를 근거로 종말의 때가 천체의 변화와 직접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1999년 일곱 번째 달에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는 프랑스의 점성학자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의 예언도 종말론으로 해석됐다. 천체의 특이한 배치가 종말의 징후라는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1일 달 화성 금성이 일렬로 서는 특이한 천체현상이 나타났지만 ‘종말’은 없었다. 오광만 대한신학대학원대(신약학) 교수는 “성경에 나타난 종말의 징후인 전쟁이나 기근, 천체의 변화나 환난 등은 묵시적인 표현”이라며 “자연현상 등을 종말의 징조로 보는 것은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체의 변화는 상징적 표현일 뿐 종말의 실제적 징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성호 고려신학대학원(역사신학) 교수는 “성경 어디에도 종말의 구체적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고 역사적으로 보면 ‘몇년 몇월’에 종말이 온다고 예언한 경우는 대부분 이단이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 역시 천체현상과 재난의 연관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권진혁 영남대(물리학) 교수는 “화성과 금성 등 태양계 행성은 멀기 때문에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행성들이 공전하다 우연히 생긴 모양을 재난이나 종말과 연관시키는 것은 근거가 희박하다”고 했다. 실제 행성 직렬 현상은 과거에도 수차례 관측됐지만 재난은 일어나지 않았다.

성경은 이중적 종말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오 교수는 “구약은 메시야를 예언했고 예수가 성육신함으로서 그 예언은 성취됐다”며 “예수님이 오심으로 해서 하나님 나라가 시작됐지만 그 나라가 완성되지 않았고 다시 오실 때 완성된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이미’ 온 하나님 나라와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이성호 교수는 “예수님이 언제 어떻게 재림할지 알 수 없지만 성경은 항상 그때를 준비하라고 했다”며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 의의 심판이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그때를 준비하며 의의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주 느헤미야기독연구원(구약학) 교수도 “성경의 종말론은 하나님 행하실 일과 그날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담고 있다”며 “그리스도인은 하나님만이 이 우주의 운행자라는 것을 믿고 종말의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신상목 기자 rula@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