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누나 부부의 재산 증식에 연루된 중국 출신 억만장자가 홍콩에서 납치돼 중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올 11월 열리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의 불씨를 제거할 목적으로 주변 정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 빈과일보는 1일 샤오젠화(肖建華·46·사진) 밍톈그룹 회장이 지난 27일 홍콩 포시즌스 호텔에서 조직 폭력배들에게 납치돼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보도했다. 투자회사를 창업해 돈을 번 샤오는 지난해 발표된 후런보고서 중국 갑부 순위에서 32위를 차지했다. 시 주석이 2013년 주석에 오르고 이듬해부터 홍콩에 정착해 중국 정부와는 거리를 둔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는 30일 밍톈그룹 웨이신(위챗) 계정을 통해 납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중국은 법치국가”라며 “오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치료 중이고 끝나면 공개석상에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명의 진위가 의심되고 있다. 홍콩 경찰도 샤오의 가족이 처음에는 납치신고를 했다가 다음 날 철회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의문이 증폭됐다.
홍콩 범민주파 의원들은 홍콩인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사건이라며 규탄했다. 중국 공안이 사실상 홍콩에 들어와 사법권을 침범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제임스 토 입법회의원(국회의원 격)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만일 중앙정부가 범죄조직과 결탁해 홍콩을 무법천지로 만든 것이라면 두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시진핑 국가주석 누나 재산 증식에 연루, ‘中 32위 갑부’ 홍콩서 납치설 파문
입력 2017-02-0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