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시 자동차 부문이 0순위”

입력 2017-02-02 05:10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부문이 0순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시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FTA 발효 이후 확대된 대미 상품수지 흑자의 대부분은 자동차”라며 “자동차가 협상 전면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미 FTA 재협상이 없더라도 미국이 무역법 122조에 의거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 15%를 최장 150일 동안 부과하는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봤다. KDI는 그 근거로 자동차 산업의 쇠락을 경험한 미국 ‘러스트 벨트’(낙후한 북동부 및 중서부 제조업 지대)가 트럼프 당선에 크게 기여한 점을 들었다.

다만 한·미 FTA 재협상이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현재 미국 보호무역의 주요 타깃은 중국 멕시코 일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DI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기조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집권 초반부에는 대통령의 재량권을 활용해 적극적인 무역정책 공세를 펴겠지만 의회와의 조율, 국가 간 무역전쟁 가능성, 미국인 우선 고용정책에 대한 기업의 반발 등 다양한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트럼프가 제시한 보호무역을 위한 성장률 제고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