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에서 문화예술 도시로 거듭난 영국 북부의 게이츠헤드, 슬럼가에서 랜드마크로 우뚝 선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파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일본 이시카와현의 가나자와시. 이들 도시는 특색과 문화·예술, 주민참여를 접목해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한 대표적 사례다. 공통점은 거주 기피지역에서 주민들이 다시 살고 싶어하는 지역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
서울의 공장 밀집지역으로 악명 높았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이제 문화·예술의 옷을 입은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래된 골목에 활력을 불어넣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업실, 녹슨 건물을 독특한 분위기로 살린 카페 등으로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리게 됐다.이런 변화상에는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의 ‘성수동음악회’(포스터)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진행되는 ‘성수동음악회’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콘서트 연주회 뮤지컬 등 예술공연에 지역 주민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다섯 차례 열린 음악회엔 재즈피아니스트와 발레리나, 해금병창의 협연, 아카펠라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가 무료로 마련됐다.
지형은 목사는 “진정한 도시재생은 과거의 것을 무너뜨리고 새것을 짓는 게 아니라 지역을 풍요롭게 하는 콘텐츠로 원주민들이 새로움을 느끼며 삶을 지속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 음악회도 교회가 가장 잘 감당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문화·예술 분야라서 교회 공간을 적극 활용토록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는 크고 작음을 떠나 지역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동네교회’가 돼야 한다”며 “음악이 흐르고 이야기가 무르익는 성수동음악회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음악회는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에 관심을 기울여 온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와 교회 사역자, 주민 대표 등으로 구성된 ‘성수동음악회 운영위원회’가 두 날개가 되어 이끌어 간다. 실무를 맡는 임요한 성락성결교회 부목사는 “궁극적으론 주민오케스트라, 마을극단 등을 무대에 올려 더욱 풍성한 참여의 장을 만들고 교회뿐 아니라 지역 내 크고 작은 공간이 무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4일 오후 5시, 5일 오후 4시엔 성수동음악회의 여섯 번째 무대로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가 공연된다. 우연히 행복해지다는 성경 속 ‘사랑’의 정의를 모티브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로 2007년 초연 이후 누적 관객수 50만명을 기록한 작품이다(02-747-6180).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망치소리 대신 선율이… 성수동, 문화의 옷 입다
입력 2017-02-03 00:03